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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마지막 불꽃?

성난황소 (Unstoppable, 2018)


▲ 영화 <성난황소> 이하 사진 ⓒ (주)쇼박스



<성난황소>에 대한 저희의 평은 "보지마!"입니다. 왜 "보지마"를 선택했는지 지금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로 알려드릴게요.

"보지마"를 선택했지만 <성난황소>는 관객의 시선에 따라 장단점이 매우 선명한 작품이었습니다. <성난황소>란 제목처럼 우직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마동석의 액션과 그러는 동안 시원하게 터지는 타격감은 올해 개봉한 그의 필모그래피 중 최고였죠.



이는, <부산행> 때부터 오랜 기간 마동석과 합을 맞춘 허명행 무술감독의 액션 연출과 미술팀의 공로 덕분인데, 도박장부터, '기태'(김성오)의 아지트, 그리고 마지막 고가도로 시퀀스 등 액션의 감정을 극대화해주는 드라마틱 공간 설계와 이러한 특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액션 시퀀스들이 <성난황소>를 웰메이드 액션 영화로 보여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때문에 이러한 장르나 마동석표 코미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이번 영화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었을 텐데요. 하지만 <성난황소>는 호평보다 혹평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었고, 지금부터, 그 아쉬움의 이유를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최근 마동석이 등장하는 영화들은 '그가 기획에 참여한 영화'와 '그가 캐스팅된 영화'로 나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그의 초기 기획작품인 <범죄도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흥행대박작품은 그가 캐스팅된 작품(<신과함께-인과 연>, <부산행> 등)들에서 나왔다는 것이며, 특히나 2018년에 연달아 개봉한 그의 기획작품(<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동네사람들>)들은 처참한 흥행성적을 기록 중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요?

1. 빠르게 소모되고 있는 마동석 캐릭터
최근 개봉한 마동석의 기획 영화들은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라 불릴 정도로, 마동석이 작품마다 비슷한 캐릭터로 유사한 상황에 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운동선수(<챔피언> 팔씨름 선수)이거나 체육인으로 활동한 경험(<원더풀 고스트> 유도 관장, <동네사람들> 체육 교사)이 있는 인물이며, 여성과 아이를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동네사람들>, <성난황소> 등) 악한 남성 캐릭터(<신과함께-인과 연>, <성난황소> 등)를 상큼하게 맨주먹으로 응징하죠. 이러한 공통점 때문에, "캐릭터의 자기 소비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말까지 듣게된 마동석! 하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그의 선택은 '마동석 영화'의 가치를 최악으로 이끌고 있는데요.

2. 관객의 흥미를 반감시킨 베끼기(카피캣) 전략!
앞서 살펴본 캐릭터의 자기복제를 극복하기 위해, 마동석과 그의 작가 팀인 '팀 고릴라'는 국내·외 흥행영화 속 유명 캐릭터들의 컨셉과 에피소드를 가져와 설정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마동석의 캐릭터를 변주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즉, <오버 더 톱>(<챔피언>)의 '실베스터 스탤론'이나 <사랑과 영혼>(<원더풀 고스트>)의 '우피 골드버그', <아저씨>(<동네사람들>)의 '원빈'이나 <테이큰>(<성난황소>)의 '리암 니슨'과 유사한 상황 속에 마동석 캐릭터를 위치시킨 그들은, 그 상황 속 문제들을 마동석 특유의 주먹액션과 유머코드로 해결하게 만들고 있죠.

하지만 그 결과, 관객들은 포스터와 시놉시스만 보고도 이 작품이 어떤 내용일지 대강 알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마동석 기획 영화'들을 식상하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부정적 요소가 되어버렸는데요. 특히나 <성난 황소>의 경우, 기존 흥행작의 캐릭터를 차용해 변주했을뿐만 아니라, 영화의 주요 전개 과정 또한 1980~90년대 홍콩 액션 영화의 작위적 설정이나 클리셰를 적극 차용 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엽기적인 악당에 맞선 선한 주인공이 알고 보니 '무술의 달인'이었고, 그런 주인공이 '유머 있는'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악당을 추적하다가, 결국 클라이맥스 장면에선 조력자들 없이 주인공 혼자 악당을 처치해 '행복한 결말'에 이른다는, 추억의 홍콩영화식 구성을 그대로 따라한 <성난황소>는, 그래서 '새로운 무언가'를 보고 싶었던 관객에게는 식상함으로 남는 아쉬운 작품이 되어버렸습니다.

3. 배우들의 열연을 무색하게 만든 허술한 이야기 구성
<성난황소>는 김성오, 김민재, 박지환 등 실력파 배우들이 조연으로 등장해, 마동석표 액션과 코미디를 뒷받침한 작품이었습니다. 여기에 마동석의 아내로 등장한 송지효의 활약도 나쁘지 않았죠. 특히 <아저씨> 때보다 더 소름 돋는 악역 연기를 펼친 김성오는, <범죄도시>의 윤계상 만큼이나 제대로 된 싸이코 연기를 보여주었고, 덕분에 영화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매력적인 배우들과 캐릭터들이 활약하기엔, 이야기 구성이 허무할 정도로 허술했고, 이러한 허술함은 영화가 전개될 수록 캐릭터 설정이 스스로 붕괴되는 상황을 초래했는데요. 예를 들어, 돈 밖에 모르는 전문가 캐릭터로 등장해, 극 초반 신선한 매력을 선보였던 흥신소 대표 '곰사장'(김민재)은, 갑자기 '동철'(마동석)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더니, 어느 순간 그의 충성스러운 심복이 되어,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춘식'(박지환)과 경찰서를 터는 무리수까지 보여줬습니다.

한편, 영화 중반까지 나름 치밀하게 계획된 범죄를 저질러 관객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조직의 보스 '기태'(김성오)는, 극의 후반부에선, 이렇다 할 계획도 없이 '동철'을 상대하다가 허무하게 응징당하는, 전형적인 용두사미 캐릭터가 되어버렸는데요.



이처럼 마치 황소가 투우사에게 돌진하듯, 아무런 전략이나 전술 없이 주인공이 악당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는 게 전부였던 이 작품에서, '연기 구멍'이 없는 배우들의 라인업은 사치로 느껴졌습니다. 결론적으로, 묵직한 마동석의 주먹이 주는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지만, 뻔한 이야기와 작중 붕괴된 캐릭터 설정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마동석이 기획한 안일한 영화 <성난황소>는 2018년 11월 22일 개봉했습니다.
2018-11-23 17: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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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성 에디터
pws@allyeozum.com
Video Credit
교정 : 양미르   |   디자인 : 손창범   |   나레이션 : 이샛별   |   연출 : 손창범,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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