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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화로운 캐스팅과 자동차가 아까운 영화

뺑반 (Hit-and-Run Squad, 2018)

▲ 영화 <뺑반> 이하 사진 ⓒ (주)쇼박스

이 영화에 대한 저희의 평은 "보지마!"입니다. 왜 극장에서 보면 아까운 영화인지 그 이유를 지금 알려드릴게요~


1. 신선한 소재를 식상하게 풀어버린 영화!
한국 영화에 늘상 나오는 강력반 영화(<범죄도시>) 혹은 마약반 영화들(<극한직업>)과 달리, <뺑반>은 경찰 내 뺑소니 전담반이란 신선한 소재를 들고나온 작품인데요. 또한, 전작인 <차이나타운>(2014년)을 통해 나름 한국 '여성 누아르' 영화의 주춧돌을 쌓았단 평을 받고 있던 한준희 감독이 연기 잘하는 공효진, 조정석, 류준열과 함께 했다는 사실 때문에, 영화 <뺑반>은 이번 설연휴 최고의 기대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감을 영화의 전반부는 충분히 만족시켜 주었는데요. 타이어 '스키드 마크'와 자동차 '범퍼 조각', 곳곳에 찍힌 'CCTV 영상' 등의 증거를 수집해 범인을 추리하는 뺑반의 수사과정은 새롭고 흥미로웠죠. 하지만 영화의 신선함은 그게 다였습니다.

극의 후반부로 갈수록, 이성적이고 논리적이었던 주인공들은 점점 더 감성에 호소하는 수사만 하는 진부한 경찰이 되어버렸고, 그런 '선한 경찰'과 갑질하는 '젊은 소시오패스 사장님'이 싸운다는 <뺑반>의 줄거리는, 이미 4년 전에 약 1,300만 명이 본 <베테랑>(2015년)의 이야기와 별 차이 없이 전개되었습니다.



2. 100분 넘게 견뎌야 카체이싱을 볼 수 있는 영화!

<뺑반>의 가장 큰 볼거리는 후반부를 장식하는 대규모 카체이싱 시퀀스입니다. 이를 위해 총 40회차에 걸쳐 인천, 오산, 부산, 화성 일대의 4차선 도로, 영암 F1 경기장 촬영이 이뤄졌으며, 카체이싱 장면을 이끈 류준열은 촬영이 없는 날에도 운전 연습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조정석도 'F3 머신'을 단기간에 마스터하는 열정까지 보여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카체이싱이 등장하기까지의 과정은 '지루함'의 연속이었습니다. 영화의 중반부, 한 인물의 죽음을 통해 각성하는 주인공의 서사를 보여주고, 숨겨진 과거에 대한 반전 장치까지 억지로 꺼내서 설명하다 보니, 작품은 쓸데없이 브레이크를 밟아데는 초보 운전자처럼 보는 사람을 답답하게 만들었죠. 진심으로 총133분의 상영 시간 중 20분은 줄여도 되지 않았을까요?



3. 영화를 망친 조정석? 아니면, 조정석을 망친 영화?

납득이 안가는 캐릭터 설정 때문에 피해가 컸던 배우를 꼽으라면, 한국 최초 F1 레이서 출신 사업가, 'JC 모터스' 의장, '정재철'을 연기한 ‘조정석’을 지목하겠습니다. 사실, 정재철이란 캐릭터 자체는, 탈세와 횡령, 뇌물 상납 등 갖가지 범죄에 연루되었단 설정을 가진, 자신의 이익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으며, '법꾸라지'처럼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가는 흥미로운 인물 이었는데요.

문제는 조정석이 그런 정재철을, 누가 보더라도 <다크 나이트>의 '조커'를 레퍼런스로 삼은 듯 연기했을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가 보여준 모든 나쁜 짓들을 극중에서 고스란히 재현 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렇게 히스 레저와 유아인을 오가며 갈피를 못잡던 조정석이 선보인 작위적이고 과장된 연기로 인해, 관객들은 중요한 캐릭터의 일관성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상황을 목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어떤 캐릭터를 염두에 두고 연기를 한 것이 아니었다"고 밝히며, "'악역'보다는 '이상한 놈'이 되길 바랐다.”고 말한 조정석. 과연 그의 연기를 보고 납득이 간 관객이 있을까요?

4. 영화 <뺑반>은?
영화 <뺑반>은 'JC 모터스'의 비리를 수사하던 중 좌천돼 '뺑반' 팀에 합류하게 된 '은시연'(공효진) 형사가 '뺑반' 멤버들과 '정재철'의 음모를 파헤치고 결국 그를 응징한다는 내용으로 전개되는데요. 1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여된 '대작 블록버스터'였으나 포스터에 적힌 '범죄오락액션' 중 '오락'은 어디로 가버렸는지, 안타까운 영화 <뺑반>은 2019년 1월 30일 개봉했습니다.
2019-02-01 18: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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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성 에디터
pws@allyeoz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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